마음만 먹으면 나도 뭐든 할 수 있다구?


영화 8마일을 볼 때 극장에 좀 늦게 들어갔다. 
이 영화를 볼 즈음 나는 바이오리듬의 3색 선이 모두 바닥을 치듯 삶에서 자신감을 쬐끔 상실했을 때였고, 아직 겨울의 차가움이 남아있는 2월의 겨울비가 감성을 자극해서 살짝 우울모드로 만들어놓은 데다가 원래 영화는 처음부터 봐야 하고 그리고 집중해서 봐야 된다고 주장하는(그래서 팝콘이나 음료수도 잘 안먹는 다는... ㅡㅡa) 나의 강력한 의지를 꺽어 버리는 상영시간 지각이 나의 이성을 상당히 번뇌하게 만들었다. 나는 그런 복잡한 마음으로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이다. 
"만약에, 네가 단 한번..
단 한번의 행운으로
원했던 모든 걸 쟁취할 수 있게 된다면
그 기회를 잡겠어? 아니면 그냥 날려 버리겠어?"
당연히...“잡겠어! 놓치지 않겠어”..라고 말할 것 같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봤다. 나에게 주어졌던 기회들을... 나는 많이 놓쳤다. 때때로 잡은 적이 있었겠지만...수많은 기회들을 앞에 놓고 두려움에, 게으름에 또 수만가지 핑계로 외면해 왔던 것 같다. 영화 8마일은 이런 놓쳐 버릴 것 같은, 그래서 지금 잡지 않으면 후회 할 기회에 대한 영화이다. 
8마일 이면 한 13km 정도가 된다. 
그 정도 거리면 우리집에서 동부간선을 타고 성수대교를 넘어서 압구정동에 도착 할 만한 거리에 약간 못미치는 거리이다. 그 거리는 생각보다 먼 거리이다. 하지만 막히지 않는다면 차를 타고 약 15분정도면 갈 수 있는 별로 멀지 않은 거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거리를 두고 강북에서도 한참 북동쪽 구석데기에 있는 월계동과 강남에서도 손에 꼽는 잘나가는 압구정동과의 엄청난 문화와 생각의 차이가 존재한다. 영화 8마일은 그런 거리감에 대한 영화인 것 같다. 
또 8 마일은 꿈에 관한 영화이다. 
"친구..혹시 그거 알아? 꿈은 저 위에 있는데 현실은 밑바닥인거.."라고 말하는 레빗의 중얼거림처럼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의 생각이 그러할 것 같다...(나만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ㅜㅜ) 꿈은 저 위에 있는데..현실은 늘 바닥이다. 바닥...헤어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늘 꿈꾸며 산다. 만약...꿈이 없다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은 정말 최악일 테니까... 
그리고 8마일은 랩을 주절거리는게 유일한 희망인 레빗의 이야기이다.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것 없어 보이는 수다스런 백수건달 흑인 친구들과 어울리는 외소해 보이는 백인 레빗... 그에게 유일한 희망은 랩을 하는 것이다. 언제고 랩 데모테잎을 만들어 음반사를 찾아갈 수 있으리라는 그런 희망을 갖고...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한가...임신한 여자친구와 막 결별하고, 차도 없어서 버스로 공장에 출근을 하거나 친구차로 출근을 해야하는 현실...그리고 월세가 없어 곧 쫓겨날 컨테이너박스에서 자신의 고교동창과 바람난 어머니와 다시 살아야 하고, 돈을 벌기 위해서 디트로이트의 자동차공장에서 공장장에게 욕을 들어먹으면서도 버티지 않으면 안 되며, 자신이 좋아하는 랩은 흑인들의 전유물이라며 적어도 랩에 대한 기득권을 갖고 있는 흑인들에게 무시를 당하는 레빗이다. 결국 레빗의 재능을 진정으로 알아봐주는 유일한 친구 퓨쳐 덕에 (이름답고 희망에 찬 눈동자와 항상 싱글거리고 입을 갖고 있는.. ^^) 랩배틀에 참가하게 되고 거기서 라이벌 파라독을 꺽고 흑인들에게 인정받게 된다. 그러나 그런 뒤에도 여전히 야근을 위해 공장으로 가야하는 것.. 그것이 레빗의 현실이다. 
8 마일은 비정한 세계에서 현실을 살아가는 내 이야기 또는 내 친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현실은 비록 밑바닥 일지라도 꿈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즐거울 수 있었던 시절을 뒤로하고 이젠 현실에서 또 다른 꿈을 만들어가야만 하는 우리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그래서 이 8 마일을 보는 것은 묘한 즐거움이 있었다. 흥겹고 거친 랩 때문도 아니고 잘난 스타 에미넴 때문도 아니다. 그저 공감할 수 있는 지독한 현실이 너무 현실감 있어서 그래서 이 영화가 즐거운 것이다. 지금도 중얼거리듯 나에게 외치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게 사실이든 입발린 말이든 그게 진실이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 때문에 난 이 영화가 더 맘에 든다. 


“마음만 먹으면 너도 뭐든 할 수 있다고 친구!“


" 이제 내 기회가 다가오고 있어
더 이상 다리가 후들거리지도 않아
어쩌면 이게 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니까
네가 가진 지금이 순간을 놓치지 않도록 음악에 열중하는게 좋을거야
단 한 번 뿐이야 다 날려버릴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네 삶에서 이런 행운은 단 한번 밖에 오지 않아
네가 가진 지금이 순간을 놓치지 않도록 음악에 열중하는게 좋을거야
단 한 번 뿐이야 다 날려버릴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네 삶에서 이런 행운은 단 한번 밖에 오지 않아
-OST lose yourself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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