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아니 온다


근황…. 그동안의 나의 일관된..혹은 연속성을 가지고 있었던 내 의식의 궤적에 대해 문득 궁금증이 생겼다. 도데체 지금의 나란 인간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예전에는 SF소설에나 나올 법한 이런 2001년 말미를 보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얼마 전에는 모처럼 강남의 밤거리를 나갔는데 여전히 활기차고 넘쳐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거리를 보면서 묘한 이질감을 느꼈다. 작년 3월 후배를 잃은 이후 나는 아마도 그 동안의 내 삶의 라이프스타일이라고 할만한 어떤 흐름이 흐트러진게 틀림없다. 무엇인가 알 수 없는 것들에게 휘둘린 듯 나는 지금의 이 자리까지 왔다. 최근의 나는 그렇게 자주 쓰던 일기를 한달에 한번 정도밖에 안 쓰고 있고 좋아하는 영화도 한달에 한,두편을 겨우 볼 정도? 즐겨하던 글쓰기도 안하고..기껏 꾸며놓은 홈페이지는 먼지만 쌓여간다. 영화를 잘 못 본지 또 오래된 것같다. 한달정도만 이렇게 영화를 안보고 넘어가면…뭔가 답답해지는 갈증 같은 것을 느낀다. 나의 지적욕구의 최소한의 부분, 또는 자연스럽게 요구하고 있는 감성…어쩌면 그게 다일지도 모르는 그런 것들을 채우지 못하는 데서오는 그런 갈증이리라. 그나마 간간이 영화관을 찾아서 겨우 겨우 갈증을 풀고 있는 정도이다. 
사랑… 그간 “번지점프를 하다”로 시작해서 “프린스엔프린세스”, “타인의취향”, “브리짓존스의 일기” 그리고 봄날은 간다 까지… 많은 사랑이야기를 들었다. 아름답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즐겁기도 한 그들의 사랑이야기들을… 봄날은 간다의 상우는 은수에게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라고 했지만 이 경우엔 사랑이 변한것도 아니고 뭐라고 해야하는건지… 후후 그냥 흔한 연인의 헤어짐일 수도 있지만..왠지 공감이 많이 된다. 특히 녀석이 느낀 서글프다라는 감정…아쉬운 감정에 대해서 말이다…. 언제고 그런 이야기를 했었지만 현실의 사랑은 지루할 정도로 길고긴 롱테이크이다. 설마 하고 상상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이 일어난다…그게 인간의 사랑이다. 
삶… 삶이란 단어가 사랑이라는 단어에서 파생되었다는 말을 얼핏 들은 것 같다. 어째꺼나 근래에 나는 와이키키브라더스의 성우처럼… 아무 감흥없이 그저 알량한 밥벌이를 위해 직장에 다니고, 내 주위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히 잘해주지도 못한채 그저 바라기만 하면서 하루하루를 그냥 살아간다. 그런 성우의 괴적과 와이키키브라더스의 몰락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어릴적 꿈을 잃고 살아가는 대다수의 사람들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상황은 여전히 계속해서 악화될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또 시작 할 수 있다는것… 삶은 계속 된다는것…. 그래서 나는 또 오늘을 산다. 
그리고 봄날은 온다. 나무의 잎사귀들이 이제는 거의 다 떨어져버린 것 같다. 겨울이다. 다 잃어버린 것 같고, 황량하고, 춥고, 움츠러들게 한다. 그렇지만 다시 봄이 오리라는 것을 안다. 계속 겨울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대한민국이 사계절을 가진 나라라는 게 새삼 다행스럽다. 나에게 다시 봄날이 오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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