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영화 식스센스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오래전에 개인 블로그에 올려놨던 것을 가져왔습니다.
오래된 영화지만 볼 수록 생각거리가 많은 영화라 생각 되네요 ^^
최근들어 영화에 대한 정보얻기 게을리 하면서(^^;) 나는 <식스센스>에 대해서 별로 들은 바가 없었다. 그런 와중에 지난 추석전날 심야에 <식스센스>를 우연찮게 보게 됐다. 딱히 볼만한 영화도 없는 것 같고, 그냥 무난하리라 생각하면서 말이다. 게다가 영화의 그 포스터(브루스 윌리스얼굴이 이따만하게 나오고 꼬마 아이가 빛 속에 실루엣으로 보이는)만 보고는 나는 미스터리 추리물 정도로 생각했다. 거기서 <식스센스>에 대해 좀 더 알고 있었던 것이 있다면 ‘식스센스’라는 말이 인간이 갖고있는 다섯 가지 감각(오감)이 아닌 또 다른 한 가지의 지각능력을 말하는 것, 즉 여섯번째 감각이라는것 이 정도만 알고 이 영화를 봤다. (사실 이 정도만 알고 보는것이 이 영화를 가장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영화를 보고 나서 들었다. ^^;)
영화를 보면서 초반에는 약간의 지루한 듯한 느낌도 있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수많은 복선과 암시를 28살의 천재감독이라는 M.나이트 샤말란(난 28살에 뭐했지? ^^;)은 조용하게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었던 것이었다. 영화 처음장면의 닥터 말콤 크로우의 부인이 포도주창고에서 포도주를 꺼내오면서 느꼈던 한기…그것은 전혀 공포스럽지 않으면서 나에게 묘한 긴장감과 공포감을 주었으며, 시장의 표창을 앞에 두고 닥터 크로우와 부인의 대화는 사실 굉장히 따분하게 느껴졌지만 그것은 닥터 크로우가 아동 정신치료라는 일에 빠져있어서 그 동안 부인에게 소홀했었다는 것을 알게 모르게 알려주는 장면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닥터 크로우는 소년 콜을 만나고 그에게 대단한 애착을 보이며 그를 치료하려고 노력하는 모습, 소년콜이 갖고 있는 비밀… 줄거리는 더 이상 얘기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앞으로 이 영화를 볼 사람을 위해서 말이다. ^^;
<식스센스>의 장르를 굳이 한번 정의해 본다면 이 영화는 공포물도 아니고 심리 스릴러물이라고도 하지만 오히려 내가 보기엔 휴먼 드라마에 가깝다고 본다. 그러면서도 슬래쉬 무비에 흔히 나오는 어떤 잔혹한 장면도 이 영화의 한기와 함께 밀려오는 소름돋음의 심리적 공포에 비하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소년 콜은 진실을 말하려고 하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사람들 속에서 결국 정신병자 취급을 받고 아무하고도 대화하려 하지 않고 고립되는 콜, 무언가 부탁하고 싶고, 자신의 처지를 알리고 싶지만 아무도 자신을 보아주지 않는 존재들인 유령들은 바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인의 고독과 의사소통의 부재… 요즘 우리는 사실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들과도 제대로 마음을 터놓고 지내기 쉽지 않다. 그러면서도 그런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면서 살고 있기도 하고,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마음에 상처와 소외감에 고통받고 있다. 박해받고 상처입고 한을 품은 존재…유령조차도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유령은 바로 우리들 자신의 모습이다.
다시금 영화를 곱씹어 보게된다. 콜과 유령들의 대화, 엄마와의 대화, 마지막 반전까지도 그런 면에서 많은 감동을 준다. 참 오랜만에 멋진 영화를 봤다는 생각을 다시 해 보면서, 멋진 시나리오와 멋진 연출을 보여준 천재감독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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