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는 괴로워



최근에는 날씨가 추워져서 만화책을 잘 안 빌려 봤지만 날씨가 따뜻할 때는 종종 만화책을 빌려 보곤 했다. 왜 따뜻할 때냐고??  그래야 어디 풀밭에 돗자리 깔아 놓고 엎드려서 만화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공원에서 만화책 보며 뒹굴거리는거 그거 생각보다 재미있다 ^^;;
아무튼 몇 달 전쯤에 본 만화인데 상당히 가볍고 재미있으면서도 많은걸 생각하게 하는 만화였다.  제목도 좀 그렇구 왠지 순정틱한 명랑 만화인 듯해서 게다가 그림도 약간 성의 없는 듯해서 주의깊게 보지 않았는데 첫권을 보고 나서 완결된 5편까지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일단 만화의 기본에 충실하다. ^^  재미있다는 얘기다. 난 심오하고 심각한 진지한 그럴싸한 드라마 같은 만화를 즐기기도 하지만, 인간의 기본 본능을 자극하는, 웃기는 만화를 좋아한다.
나는 때때로 엄청난 미모의 여자를 보면 위압감을 느끼곤 하는데…(ㅡㅡ;) 아무튼 근데 바로 주인공인 칸나는 누가 봐도 쭉쭉방빵(^^;) 초절정 미인이다. 그러나 그녀는 성형 미인이다. 과거의 모습(정확하게 나오지는 않지만 뚱뚱하고 못생겼을 것으로 추정되는)을 수백만 엔을 들여서 온통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다 고쳐놓은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이제 꽃미남에 친절하고 착하기까지 해서  모든 여자들에게 우상이 되고 있는 코스케를 차지하기 위해서 진정한 미녀로 거듭 나려고 한다. 하지만 미인에 대한 칸나의 ‘잘못된 오해’ 때문에 칸나의 진짜 미인되기는 계속 혼란스러워지는 것이다. 아무튼 아무리 생각해도 유쾌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안타깝기도 하다 ^^;;
칸나는 미인은 절약도 하지 않고, 항상 도도 해야하고, 남들 앞에서 뽐내고, 레스토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에서 식사를 해야 하며, 싱싱한 생선을 고르려고 애쓰지도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미인의 모델이 바로 나나코인데 아이러니한 것은 나나코는 미인이라서가 아니라 원래 성격이 그런거였다. ㅡㅡa
아무튼 우리의 칸나…그녀가 어찌나 순진한지 ^^a  칸나의 그러한 미인되기는 정말 애틋할 정도로 안쓰러워보이기 까지한다. 근데 정말…정말로 아이러닉한것은…칸나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꽃미남 코스케는 칸나가 갖고 있는 미녀관을 엄청나게 싫어하고 오히려 미녀임에도 남을 배려잘하고, 몇 백원을 더 아낄려고하고 세탁소에서 옷 찾을때 주는 옷걸이로 휴지걸이를 만들어 보이기도 하는 열등감속의 칸나의 모습을  더 사랑스러워 하는 것이다.
이 만화, 뭐 비판적 소지가 없지는 않다. 이 만화는 뚱보는 뭐든 절약하고 나서지도 못하고 떳떳지 못하고 남에게 굽신거리는 이미지로 비약시키고 있고, 미녀는 그 반대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하지만..그런걸 기분 나쁘게 생각할 겨를 없이 이 만화는 나를 웃겨 버렸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마지막에 칸나의 고백과 코스케의 갈등 장면이야 말로 이 만화의 엑기스이며 하이라이트 라고 생각 될 정도로 만화의 정서적 흐름을 유쾌하게 결말 지어준다. 그리고 사랑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언인지에 대해 생각케 한다.

나도 사람이라 외모가 사람을 평가하는데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라고 자신있게 말할 순 없지만…내 친구 중에서도 이성에 대해서 유독 외모에 집착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한번은 친구들과의 모임자리에서 한 친구가 다른 친구에게 “네가 눈이 높다며? 눈 좀 낮춰라”라는 얘기를 하자 그 친구가 “니들은 다 이쁜 여자 만나면서 나보고는 그러지 말라는 거냐” 라며 농담을 했던게 기억난다.
물론 농담 삼아 한 얘기지만 미의 기준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미인대회에서 미인을 뽑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내가 평생 함께 할 이성을 선택하는데 있어서의 미의 기준이란 아주 괭장히 주관적인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기본적인 기준이 전혀 없지 않겠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서 최고로 예쁘다고 말하는 건 철저하게 내 기준이다. 그건 그냥 내 생각일 뿐이지 그걸 남에게 강요할 순 없다. 미는 그런 것이 아닐까?
어째꺼나 몇세대 전 시대에도 그랬겠지만 요즘처럼 이렇게 대놓고 ‘美’에 집착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얼굴로 먹고 사는 연예인이 아닌 일반 직장 여성들도 거금을 모아 목숨 걸고 성형수술을 하고, 어딜 가든 예쁘고 멋진 것(?) 들에겐 친절하다. 근래에는 개성을 존중하는 모습도 있고 나름대로 진짜 아름다운 것을 깨닫게 되리라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어째꺼나 예쁘면 용서가 된다는 이론은 왠지 보편적인 진리(?)가 되어가는 듯하다.
하지만 미에 집착하는것도 어차피 자기만족이고, 그러는 넌 아니냐? 라고 반문한다면 할 말 없지만 말이다. 이 사회의 ‘美’에 대한 가치관 이라는게 이미 그렇게(?)되어 버렸다는 것이 좀 씁씁할 뿐이다.  ㅡㅡa  그래서 그런지 이 만화 참 공감도 많이 가고 즐겁고 유쾌하고 짜릿하게  ‘미와 사랑’을 이야기한다.

p.s 이 만화를 본게 2002년인데…2006년도에 이 만화를 원작으로 영화가 나왔었다. 만화와는 내용이 많이 다르긴 했지만 영화도 나름 재미있었다. 김아중도 진짜 이뻤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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