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경비구역 JSA

“단결할수있슴다!” ^^; 좀 독특한 경례구호를 갖고있었던 부대에서 근무를했었다. 93년 가을 아마도 추석즈음이라고 생각이 된다. GOP에서 꽤 떨어져있었다고 생각되는 곳이 었는데 아무튼 조그마한 산꼭대기로 파견을 나가서 통신근무를 서다가 저녁무렵에 밖에서 보초를 서고 있었던것 같다. 초소안에서 머리위로 떠오르는 은하수와 보름달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문득 반달노래(?)가 흘러나왔다. 뭐랄까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듯한 그런 노래..그게 대남방송인지 대북방송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무튼간에 참 묘했다. 나는 전방사단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후방쪽에 있었는데 연대,대대쪽으로 파견을 나가면 대남방송이며 월북을 종용하는 문구가 커다랗게 써져있는 북쪽의 땅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나는 참 겁도 없이 군대에서 쫄다구 시절 그런 생각을 했었다. 나는 뭔가 군대에 가면 멋진일 – 그것은 좀 더 군인다운, 총을 들고 뛰어다니거나 매일 유격을 한다거나 실탄 보초를 서고… 군인다움으로 긴장감이 팽팽한 그런 뭔가를 원했다. 비상이 걸리고.. 군장을 싸고..출동준비를 하고.. 임무를 숙지하고..위장을 하고…- 을 하리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내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기 까지..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고참이 되어서도 그런 긴장감보다 삽질과 빗자루질, 돌을 나른다거나..쓰레기를 치우고.. 낫을 들고 제초작업을 하거나,,또는 제설작업,대민봉사및 심지어는 고추를 심어서 기르고, 겨울이면 김장을해서 묻기위해 땅을 파고…도로를 포장하는 등의 일등을 주로 하는것을 보면서…내가 왜 군대에 왔지?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ㅡㅡa 
그러다가 첫번째 유격을 갔는데 정말 기분이 좋았다. 맨날 삽만 들고 있다가 이제는 총을들고 출동준비를 하고..몸은 좀 힘들었지만 산을 뛰어다니며 레펠이며,외줄타기,두줄타기,세줄타기 등 유격코스들을 하면서 고전하는 고참들을 보면서 회심의 미소를 짓기도 하고..이제야 정말 군인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고.. 대한민국의 군인생할에 익숙해지자..나 또한 이제는 훈련보다는 ….제초작업과 대민봉사가 더 재미있어지기 시작했었다. ^^; 
우리나라에서 군대에 가 있으면서 정말 국민의 위해 나라를 지키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근무를 서고 있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적어도 사병중에..(장교들조차도 그런 생각 보다는 그냥 직업으로서의 책임감 정도나 있을듯 한데…아닌 분들께는 죄송 ^^;) 아무튼 간에 그러다가 병장을 되고나서 나는 사단의 지침에 따라 철책근무경험을 해야 한다며 같은 사단의 전방 체험을 하게되었다. 정말 좌우로 둘러봐도 산 밖에 없는…(우리부대 옆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민가도 몇채는 있었다.;;) 추운 겨울 그곳의 슬레이트 막사의 문을 여는 순간…오바이트가 쏠릴 정도로 역한 냄새가 났다. 뭐랄까 남자냄새+ 땀 냄새+ 출처를 알 수 없는 39가지종류의 냄새들 +!@#!@# 우리부대도 물이 귀하긴 했지만 그럭저럭 잘 씻는 편이었고 씻지않으면 무지한 갈굼을 당했기 때문에 평소 안 씻는 사람도 잘 씼는 편이었다. ^^; 근데 그곳은 정말 정말 물이 귀했기 때문에 씻을 물도 없거니와 게다가 엄청 추운지라 – 민간지역보다 우리부대가 2배는 더 춥다면 그곳은 우리부대보다 3배는 더 추운듯..- 씻을 생각조차 안했던것 같다. (물론 며칠에 한번은 씻겠지만..^^;;) 아무튼 그곳에 도착해서 같이 철책경계를 나가고 북한땅과 초소를 바라보며 대남방송을 자장가삼아 잤던 그때의 기억이 인상깊다..^^; 엄청 추웠던 것도 인상깊다..하도 추워서 보초나가서 도무지 잠도 오지 않을 정도로 추웠다. 그래도 익숙해져있는 대대애들은 잘자데.. ㅡㅡa 뭐 그게 벌써 7년전이니 지금은 많이 달라졌겠지만…(이 글을 쓴게 2000년이니 지금은 그로부터 8년이 더 지났다…헉! ㅡㅡ) 
음..더 얘길하면 재미있을거 같은데…보안에 걸릴까봐서리..흐흐흐 ^^;; 아무튼 그쪽 병장들과 얘기도 많이 했는데..북한 군바리 얘기도 많이 듣고.. 그런 기억이 떠오르게 한다…이 영화는.. 뭐 서론이 쫌 길었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문득 그때의 생각들이 머릿속으로 스쳐지나갔다. 사실 곰곰히 따져보면…영화속에서의 그런 장면들은 생길 수가 없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얘기라는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아주 가능성 있어 보이는 왠지 그럴 듯한 얘기라는것은 사실이다… 
영화내용은 직접보면서 느끼는것이 좋을것 같다… 송강호의 연기가 정말 빛난다. 음.. 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좀 더 꼼꼼하게 치밀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고, 소피장교(이영애)와 중립국대빵(외국인)의 연기가 옥의티였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럼에도 김광석의 노래와 잘 어울리는 이 영화…정말 멋진 이야기였다… 대북방송을 들으며 근무를 서봤던 대한민국 군발이들이라면,,, 어린시절 반공포스터를 그리며 위문편지를 써봤던 기억이 있는 대한민국의 국민들이라면 그들이 주는 웃음속의 가슴저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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